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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모든 것 -- 정이현

책 이야기

by v2good 2013. 8. 1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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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현실에서 일어날만한 일을 작가의 상상에 의해 자유롭게 써나갈수 있는 스토리를 갖는 분야란 점에서

나름 매력적인 분야라 틈나는대로 읽곤 한다.

어찌보면 남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기에 너무도 바쁜 세상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스토리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오늘은 정이현의 새로운  소설 안녕,내 모든 것을 읽고 간단히 후기를 남겨본다.

우리나라 젊은(?) 작가군에서 주목받은 소설가인 정이현은 '달콤한 나의 도시'란 소설로 제일 먼저 접했고

이 소설 이후로 '너는 모른다'란 소설로 좀 더 익숙해지고 이번에 세번째로 읽어본 소설이다. 

안녕, 내 모든 것에는 어릴적 나름대로 자기만의 문제를 가지고 살아가는 세친구(세미,준모,지혜)의 

이야기이다. 어찌보면 내면적이고 글을 읽으면서 자기만의 어린시절로 돌아가 나의 십대를 돌아보게

할 소설이고 나름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정이현 작가는 아주 섬세하게 에너지를 넣어서 글을 썼다고 했지만 나는 앞선 소설에서 느껴지던

예민함이 자유분방함에서 약간 틀에 갇히면서 일반화되면서 어찌보면 통속화되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작가의 어눌한듯, 쓸쓸하고 공허한 듯, 하나 하나에 젊은 시절의 삶의 모습을 닮으려는

느낌은 글을 따라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나의 10대, 중고등학교 시절의 나는 어떠했을까? 

이번에도 그냥 작가의 말에 실린 글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보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해 본다..

[증언되지 않은 시대가 있다. 열여덟살, 나는 한명의 인문계 고등학생이었고 매일밤 학교에 남아 자율학습을

했다. 어느 저녁 문제집에 시선을 쳐박고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사방이 희뿌옜다.

내가 몇번 눈을 감았다 뜨는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실내는 지독히 고요했다. 바닥에 볼펜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시시하기만 한 순간이었다.

바로 이순간을, 언젠가 내 손으로 기록하게 되겠구나! 그것이 나의 운명에 대한 첫 예감이었다.

명료하고 쓸쓸했다. 이 소설은 어쩌면 그날 배태되었다.

1990년대의 기나긴 날들을, 무력하기만 하던 이십대를 그 의무감으로 견뎌냈다. 그것만이 나를 견디게 했다.

오랫동안 품어 온 제목 '내 모든 것'에 '안녕'이라는 인사를 붙이자 비로서 소설의 틀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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