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남해 3주살이 - 12월24일..

v2good 2024. 12. 31. 08:57

1224

오늘은 두모주차장 쪽에서 금산 등산하는 날이다.

아침에 월급이 들어왔는데, 이번달은 나갈데가 많아

추가 주식 매입은 어려울 것 같다.

우선 S에게 생활비 보내고, 온실비는 좀 늦게 부쳐야겠다.

금산 두모 주차장까지는 차로 10분 거리라서 차를 주차하고

9시반 정도부터 등산 시작..

초기 등산로는 순탄한 편이었지만 의외로 힘이 들었다.

하지만 부소암에 이르자 공간이 열리면서 광활한 남해 바다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기운이 나기 시작한다.

준비해간 빵과 우유를 먹고, 상사암을 거쳐서 보리암으로 가는

길을 걷는다. 중간에 금산 산장에서 사이다를 마시고,

산장지기 할머니가 주신 팥죽을 얻어 먹는다.

이젠 얻어 먹기가 이골이 나는 수준이다.

단것을 많이 먹어 몸이 좀 안좋았는데 팥죽과 김치가 기운을

북돋우어 준다.

이어 이른 보리암에서 약수로 목을 축이고, 땀을 닦아본다.

기도를 드리고, 사람들을 본다. 까마귀와 고양이도 자세히,

그리고 느리게 본다. 아래로 내려와 야외의 커다란 부처님을 보고,

기도하는 사람들도 본다. 그리고 아랫쪽 남해를 본다.

짐승이 곧 사람이고, 사람이 곧 자연이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남해가 멋지다.

하산하는 길에서 자주 멈추며 바위와 남해 윤기나는 잎 식물과

고요한 적요를 귀로 느껴본다.

감기가 뚝 떨어지지가 않고 끈질기게 붙어 다닌다.

미조항 커피숖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본다.

커피를 볶는 날이라 냄새도 나고, 좀 시끄러웠지만 책이 잘 읽힌다.

주인의 흰개도 다가와 만져 달라고 엉겨서 한번씩 어루만져 준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내일 걸으려 했던 바래길 7번에 대해 이야기하니

좀 부정적이다. 돌아오는 길엔 버스로 2번을 갈아타야 한다고 해서

다른 여행을 생각해본다. 내일은 북쪽으로 올라가는 여정을 해야겠다.

310분부터 4시반까지 책읽기를 마치고 저녁 장보기를 마치고 귀가..

샤워로 몸을 씻는다. 땀 기운을 걷어내니 개운하다.

저녁은 가리비를 삶아 먹었다.

추가로 더 먹어야할지, 밤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해본다.

노곤한 하루..

S한테 연락이 왔는데 차표가 없다고, 이것저것 검색해보다가

어려워 포기하고, 반환표를 기다려보기로 하고, 안되면

내려오는 것을 포기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조금은 기운이 빠진 듯, 또 시간을 좀 벌었다는 생각도 든다.

남은 시간들을 아껴 써야겠다..